관절과 연골은 어떻게 대사하나?

연골은 타이어가 아닙니다. 연골도 살아있는 생체 조직입니다.

by Rafael
무릎관절 모형

🙍🏻 무릎 연골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어요?

“30대 여성이고, 최근 슬로우 러닝을 시작했어요. 달리기를 하면 무릎이 상한다고들 하던데… 연골은 닳으면 끝인가요? 다시 회복할 수는 없나요?

🏃🏻‍♂️ 달릴수록 연골은 회복된다고요?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의사 선생님 정세희 교수님의 블로그에서 또 하나의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어요.

러닝, 마라톤을 하면 무릎 연골이 닳는다고? 달리기와 무릎 관절염에 대해

4,000km 가 넘는 초장거리 울트라 마라톤에 참가한 러너들을 대상으로 출발전, 1,100km, 2,800km, 3,700km 지점에서 MRI 장비로 연골의 두께를 분석하였습니다.

놀랍게도 이 연구에서는 처음에는 장시간의 압력으로 연골의 두께가 약간 줄어들다가, 시간이 더 지남에 따라 연골이 다시 회복되는 현상이 관찰되었어요. 적절한 자극과 압력은 오히려 연골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려움을 가지고 무릎을 무조건 아끼기 보다는, 잘 움직이는 것이 관절 건강의 핵심이라는 말입니다.

🦵🏻무릎 연골은 어떻게 먹고, 어떻게 배출할까?

다들 아시겠지만 연골은 혈관이 없습니다.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은 모세혈관을 통해서 영양분과 산소를 받아서 살아갈 수 있는데, 연골은 모세혈관이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영향분을 받아서 대사를 하는 걸까요?

☝🏻 첫번째, 무릎 연골은 스폰지 처럼 대사를 합니다.

무릎 연골 해부학을 잠깐만 들여다 볼께요. 무릎 연골은 활막이라는 얇은 막으로 덮혀 있습니다. 활막안에는 물, 단백질, 히알루론산, 윤할유 역할을 하는 물질 등으로 구성된 활액이 가득 차 있습니다. 활액은 관절의 윤활에도 도움이 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연골에 영향을 공급하는 역할입니다.

연골은 활액 속의 스폰지처럼 물질 대사를 합니다. 무릎이 하중을 받지 않으면 연골은 활액으로부터 영양분을 쭈욱 빨아 드리고, 하중을 받으면 연골은 연골 속 배설물을 쭈욱 배출합니다.

✌🏻 두번째, 연골과 붙어 있는 뼈를 통해서 교류합니다.

연골 아래의 뼈를 연골하골이라고 불러요. 연골은 그 뼈를 통해서도 영양분과 노폐물이 교환됩니다. 마찬가지로 기계적 압력이 없으면 영양분과 노폐물의 교환이 안 됩니다. 누워서 가만히 있으면 대사 활동이 줄어 들어 연골의 건강에 아주 해롭습니다.

🦵 무릎 연골이 놀라운 이유 3가지

1. 초박형 구조로 강력한 하중을 견디는 힘

무릎 연골은 두께가 3~5 mm정도에 불과하지만, 한발로 체중을 지탱할 때 무릎에 걸리는 하중은 몸무게의 3~6배에 이릅니다. 이 얇은 층이 하루 수천 번의 충격과 마찰을 흡수하면서도 수십년 이상을 견딥니다.

2. 자연계에서 가장 낮은 마찰력을 가지는 생체조직

허벅지에 있는 넙다리뼈의 끝은 서 있을 때는 평평하고, 무릎을 굽힐 때는 조금 더 동그랗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무릎을 굽히기 시작할 때는 미끄러진다는 의미로 Gliding을 하다가, 굽히는 동작의 끝 부분에서는 동그란 부분으로 굴러간다는 의미로 Rolling을 한다고 표현합니다.

건강한 연골은 마찰계수가 0.005이하로 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것보다 더 미끄럽습니다. 마찰계수가 낮아서 Gliding과 Rolling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부드러운 동작을 만들 수 있습니다.

3. 혈관도 신경도 없지만 자가 윤활 기능까지 갖춘 생체조직

연골은 하이드로겔처럼 수분을 저장하고, 압력이 가해지면 그 수분을 짜내어 윤활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수분과 함께 영양분과 배설물도 활액을 통해 교환합니다.

전 세계 연구자들이 수십년째 “인공연골”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자연 연골의 강도, 윤활 기능 및 내구성을 완전히 재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골을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적당히 움직이기

지난 번 “골관절염은 연골이 닳아서 생기는 질병이 아닙니다.”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골관절염은 대사 질환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연골이 닳아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 관절의 대사 기능이 망가져서 생기는 병입니다. 움직이지 않아서 대사에 문제가 생긴 관절이 문제입니다.

연골은 혈관도, 신경도 없어요. 그러니 약을 먹거나 바른다고 해서 연골까지 전달이 될 확률이 너무 너무 적습니다. 그 대신 아주 높은 확률로 대사를 활발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적절한 부하가 들어가는 운동입니다. 빠르게 걷기, 가볍게 뛰기 같은 저강도 반복 운동은 연골에게 “이건 쓰는 조직이다” 라는 신호를 주는 중요한 자극입니다. 반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연골의 대사 이상은 더욱 심화됩니다.

🤔 잠깐, 신경이 없는데 골관절염이 걸리면 왜 아프죠?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연골은 혈관도, 신경도 없습니다. 신경이 없으면 통증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이 역시 골관절염은 연골이 닳는 질병이라는 통념을 뒤집는 이야기입니다. 다음편에서는 골관절염의 통증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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