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고 귀까지 얇아지지 말자.

by admin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현혹되는 사람의 귀를 크게 묘사한 일러스트

올리즈 영업 사원인 제가 이 블로그를 개설한 이유.


아프면 귀가 얇아진다는 말이 있어요.

많은 분들이 자신의 질병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것이 치료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프면 귀 얇아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세상에는 거짓 정보도 많고 오류 정보도 너무 많습니다. 또는 거짓정보는 아니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완전히 검증되지 않는 정보도 있습니다.

특히 골관절염은 병원도 다녀보고 한의원도 다녀봐도, 증상이 크게 호전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 지긋지긋한 병원 좀 그만 다니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러다 보니 영양제도 사 드시고, 안마기도 사 보시고, 용하다고 소문난 곳에도 가 보시고, 이러다 보니, 주변에서 귀가 얇다는 얘기도 들으시게 됩니다. 근데 환자 본인은 아픈데 차도가 없어서 뭐라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이것 저것 알아 보는데, 주변에서 귀 얇다는 소리까지 들으면 엄청 서운한 마음이 드세요.

귀가 얇아지는 이유 : 정파(正派)의 답답함과 사파(邪派)의 달콤함.

골관절염 또는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 보시면 꼭 보게 되는 곳이 서울대병원의 N의학정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권위있는 의학 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들어가서 꼼꼼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뾰족하게 와 닿는 내용이 없다고 느껴집니다. 역시 정파는 답답합니다.

지금은 너무 흔한 질병이지만, 생각보다 골관절염이라는 질병이 밝혀진 게 별로 없습니다.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골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 옵션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골관절염의 진단에 대해서도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모두 어느 정도의 퇴행성 변화를 보이므로 다른 모든 질환을 제외시킴으로써 퇴행성 관절염의 추정 진단이 가능할 뿐이다. 확진은 이후 관절경이나 수술 등을 통하여 퇴행성 변화를 직접 확인함으로써 가능해진다.

반면, 사파는 달콤합니다. “나이가 들면 연골의 주요 성분이 점차 부족해집니다.” 이런 광고들을 홈쇼핑을 통해서 들으면 사실 솔깃해 지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그런데 사실 연골의 대부분은 물로 구성되어 있어요. 체내 수분 함량도 나이가 들면 줄어들거든요. 그럼 하루에 물 2리터 드시면 무릎 아픈게 줄어 들까요? 물 외에 성분으로는 콜라겐이 연골의 주성분입니다. 콜라겐도 나이가 들면 줄어듭니다. 콜라겐은 왜 안 먹을까요?

답답하더라도 정파(正派)를 더 깊이 파고 들어 보겠습니다.

저도 답답해서 조금 더 권위 있는 자료들을 찾기 시작했어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골관절염에 대한 가장 권위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은 국제 골관절염 연구 학회 (OARSI, OsteoArthritis Research Society International) 라는 곳입니다. 골관절염이라는 단일 질병을 연구하는 학회이고, 골관절염을 연구하는 의사와 연구자 중에서 가장 권위있는 분 1,200분이 회원으로 있는 학회입니다.

이 학회에서 제출한 수많은 자료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문서로 꼽히는 것은 2016년에 발행한 보고서인 “골관절염은 심각한 질환이다.(Osteoarthritis is a serious disease)” 입니다. 국제 골관절염 연구 학회는 이 보고서를 미국 FDA에 제출하였습니다. 미국 FDA가 골관절염을 “심각한 질환”으로 분류하고, 신약 개발 및 심사를 촉진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골관절염은 단순 노화의 산물이 아니라, 삶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 골관절염은 가장 유병률이 높을 질환일 뿐 아니라 사망 위험을 높이는 심각한 질환이다.
  • 현재까지 골관절염을 늦추거나 치료할 수 있는, 골관절염의 근본원인을 고칠 수 있는 치료 방법이 없으며, 심지어 일부 약물은 뚜렷한 부작용이 존재한다.
  • 골관절염은 미국 FDA의 신약 개발 및 심사 촉진 프로그램이 적용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의 범주에 모두 부합하기 때문에 미국 FDA의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

보고서의 내용이 상당히 방대하지만, 저는 이 보고서를 하나 하나 분해해 볼까 합니다. 가급적이면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연재를 해 보겠습니다. 국제 골관절염 연구학회는 정파(正派)의 최고수인 만큼 답답하기는 매한가지겠지만, 최소한 사파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파(正派) 중 최첨단. 뼈,연골 재생 프로젝트 NITRO

이 소개하고 싶은 소식도 있습니다.

국제 골관절염 연구학회의 백서는 2016년에 미국 FDA에 전달되었고, 미국 FDA에서도 2021년에 골관절염을 심각한 질환으로 분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후, 2022년도에 이르러, 미국 정부가 본격적인 화답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골관절염도 알츠하이머처럼 질병의 진행 경과가 서서히 오랫 동안 진행되는 질병입니다. 이런 질병들은 약물의 효과를 확인하려면 임상시험의 기간도 굉장히 길어야 합니다. 즉 실패하기 위해서 굉장히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질병입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mRNA 백신 개발 사례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지금까지 없던 치료법을 만들어라. 안 되면 중단하라”는 식의 실험적 투자 방식을 실패 위험이 높은 의학 프로젝트에 적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임 대통령이던 바이든 행정부에서 보건분야 국가 연구 개발 지원 기관인 ARPA-H를 설립하고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이 기관 ARPA-H의 첫번째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2023년에 발표되었습니다. 골관절염을 위한 뼈, 연골 재생 프로젝트인 니트로 (NITRO) 라는 프로젝트입니다. 관절하부의 뼈 재생 치료, 연골 재생 치료, 인간 세포 기반의 살아 있는 이식형 인공관절 개발 등 5개 연구가 2023년부터 시작되었고, 목표는 2028년까지 1상 임상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식들이 뜸하기는 하지만, 이 내용들도 꾸준히 소개할까 합니다. 사파(邪派)의 단골 유혹 메뉴인 “연골 재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들려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세상에서 제일 돈 많고, 똑똑한 사람들이 실패의 위험을 무릎쓰고 수천억을 쏟아 부어서, 만약에 성공한다면 2028년도에 1상 임상을 한다는 것이 현재 계획이니까요. 골관절염에 대해서 가장 큰 규모의 연구개발 프로젝트이므로 이 소식들은 꾸준히 업데이트 해 드려 보겠습니다.

정파(正派)의 또 다른 갈래. 예방의학과 GLA:D®

NITRO 프로젝트는 참 미국스럽습니다. 코로나 백신처럼 엄청난 자본력을 투입하되, “세상은 내가 구한다. 대신 돈도 내가 번다” 이런 태도입니다. 나이 먹어가고 제 자신도, 뼈와 연골의 재생이라는 환상적 결과가 실제로 성공하면 정말 좋겠습니다.

반면 유럽 국가들에서는 약 10여년 이전부터 골관절염을 예방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연구들을 꾸준히 해 오고 있습니다. 국제 골관절염 연구 학회(OARSI)에서는 “골관절염의 예방의학적 접근”이라는 주제가 핫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골관절염의 위험 인자를 조합해서 고위험군을 찾고, 고위험군에게 조기에 적극적인 개입을 하자는 연구이고, 이 분야도 점점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개입 프로그램이 덴마크에서 시작된 GLA:D®라는 프로그램입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예방의학이지만, 사실은 “골관절염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가 더 적합한 설명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프면 병원가고, 약 먹거나 주사 맞으면 좀 낫다가 또 아파지기 시작하는 질병이 골관절염입니다. 무릎이 아픈 질병인데 정신도 피폐해지는 질병입니다. GLA:D®는 골관절염이 치료된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약물의 도움보다는 질병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고, 급속한 치료보다는 완만히 통증을 줄이고 무릎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내 몸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 줍니다.

저희는 이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작년에 김해 보건소와 함께 70대 어머님 12분과 테스트를 해 봤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라이선스를 받아 오고 싶었지만 GLA:D®는 비영리 프로그램이라 저희 같은 사기업이 라이선스를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지원은 하려고 하고, 이 블로그를 통해서 최대한 여러분에게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아울러 골관절염의 조기 발견 조기 개입이라는 연구 주제들도 찾아서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무릎 아픈 모든 엄마들이 매일 숲속을 걷기를 기원합니다.

아프더라도 귀 얇아지지 말자. 답답해 하지 말고, 그냥 상태를 받아들이고 그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자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미지가 저에게는 이른 아침 숲속 맨발 걷기로 다가옵니다.

숲속을 맨발로 걷고 있다

이른 아침 숲속을 맨발로 걸으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소리도 너무 좋고, 여러가지 새 소리도 참 좋습니다. 약간 축축하게 느껴지는 흙의 촉감도 너무 좋고, 그 흙을 밟고 걸으면 내 숨소리도 느껴지고, 발바닥 근육부터 엉덩이 근육까지, 내 몸의 모든 근육의 움직임도 다 느껴집니다. 그리고 잠깐 쉬며 고개를 들어 보면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비집고 들어옵니다. 이런 게 마음의 평화 아닌가요? 무릎 아픈 모든 엄마들이 매일 아침 이 평화를 느끼시기를 저희는 기원합니다.

골관절염에 대한 정확한 지식, 내 무릎에 대한 지식, 그리고 내 관절의 상태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하시게 되면 매일 아침 숲길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용기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올리즈 영업 사원입니다. 그래서 올리즈 소식도 가끔은 올릴께요. 하지만 저희는 알고 있어요. 올리즈는 그냥 숲길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용기를 드릴 수 있는 작은 기계일 뿐입니다. 그 기계들 중에서 좀 나은 놈일 뿐입니다. 의료기기나 헬스케어 기기를 팔다 보면 사파(邪派)의 길로 빠지기 참 쉽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항상 정파(正派)를 지향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자 이제 시작해 보겠습니다.

때로 내용이 너무 어려워지거나, 혹은 저도 모르게 사파(邪派)의 길로 접어들고 있으면 댓글로 피드백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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